최영철 시인 산문집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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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을 맞아 15일 상경해 기자들과 만난 최씨는 “서울중심주의를 비판하기보단 자기가 발 딛고 있는 곳의 값어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펴낸 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사람들이 자기 잠재력을 완전히 소비하도록 하는 곳”이라는, 찬탄인지 비판인지 모호한 말로 규정한 그는 “한 지역의 감수성을 익히려면 최소 30년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인데, 서울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며 20년 전 서울 생활을 돌아봤다. 요즘도 부산 지하철 환승 통로를 걸을 때면 서울 살던 시절이 떠오른다는 그는 책에 이렇게 적었다. “서울 지하철의 환승로를 우두두두 달려가는 군중들 틈에서 여기 이대로 있다가는 언젠가 깔려 죽고 말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하기도 했다.” “부산 남자들은 귀가해서 ‘밥 문나?’ ‘아는?’ ‘자자’, 세 마디만 한다”며 그 무뚝뚝함을 우스갯감 삼는 일에 대해 최씨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 세 마디 속에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이 담겼나. 친밀함을 공유하는 이들에겐 많은 말이 필요없는 것이다.” 책엔 이처럼 부산 사람들의 성향과 정체성에 관한 시인의 직관력 넘치는 분석이 많이 들어있다. 최씨는 지난해부터 김해 무측산 앞자락에 작은 텃밭을 일궈 유실수 농사를 짓고 있다. 올무를 끊고 도망치는 산돼지를 이웃 농민들의 추격으로부터 보호해준 일, 심어둔 고구마가 몽땅 고라니 먹이가 된 일 등 초보 농사꾼의 일상을 소개한 최씨는 “일주일에 한 번 흙을 만지고 사니까 마음도 너그러워지고 아내(소설가 조명숙씨)와의 관계도 돈독해지더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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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5/16 03: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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