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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미안족>을 발간한 '문학연대'에서 김영산 시집 <백비>를 보내왔다. 

명함만 있고 도와주지 못했는데, 차근차근 잘 가고 있구나.

다음 순서는 고재종 시인의 시집이다. 지금 2교 중이라니 12월까지는 무난히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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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중앙동’을 ‘빛남출판사’로 지켰던 이상개 시인 별세
입력2022.09.16. 오후 12:18
 기사원문
16일 향년 81세… 시집 14권·시선집 출간 ‘간단없는 시쓰기’
부산시문화상, 부산시인협회 본상, 한국현대시인상 등 수상
16 81세로 별세한 전 빛남출판사 대표이자 전 부산시인협회장 이상개 시인. 부산일보 DB

부산의 문학동네 ‘중앙동’을 ‘빛남출판사’로 지켰던 이상개 시인이 16일 오전 5시 27분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1941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2차 대전 중 폭격을 피해 인근 와카야마 산골짝으로 피난해 살다가 1945년 광복이 되고서 고향 창원 봉림으로 귀국했다. 이런 태생적 삶이, 질박한 심성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역사적 문제에 대한 시적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그는 무엇보다 부산의 문학동네 중앙동의 품 넓은 터줏대감이었다. 그는 1988~2003년 문학출판사인 빛남출판사를 운영했는데 당시 부산 문인들이 ‘중앙동에 간다’고 할 때는 ‘빛남에 간다’는 뜻이었다. 뭇 사람들을 넉넉히 껴안는 고인의 품이 그렇게 넓어 빛남출판사는 문인들의 제1호 사랑방이었다. 그 넓은 품으로 그는 99권의 시집을 ‘빛남’이란 이름으로 출간해 지역문학의 켜를 쌓고 층을 두껍게 했다. 빛남출판사가 출간한 책의 전체 종 수는 15년간 400여 종을 헤아린다. 그는 1993~1998년 부산의 문학계간지 <지평의문학> <문학지평>의 발행인을 맡아 지역문학을 후원하기도 했다. ‘빛남출판사’는 그의 둘째 딸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지은 이름인데 그 출판사가 걸었던 길은 이름 그대로 ‘빛나는’ 것이었다.

1965년 <시문학> 천료로 등단한 그의 문학적 인생은 ‘묵묵한 한 길을 걸었다’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는 한 번 시작하면 평생을 이어갔다. 1964년 <잉여촌> 동인, 1988년 <시와 자유> 동인은, 그가 한 번도 놓지 않았던 시적 여정의 일부였다. n분의 1로 시작했으나 뚝심 있게 지주처럼 한 자리를 지키는 이가 그였다. 그는 1960년 내성적 성격을 개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군 입대를 결심한 후 고향 창원에서 부산까지 하루종일 걸으면서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라는 니체의 명언을 품었다고 한다. 군 제대 후에는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하던 한 날, 온천장~구덕운동장~문현동을 마음속 자기 질문과 싸우면서 밤새도록 걸었다고 한다. 묵묵히 걷는 것이 그의 삶이었고 시적 인생이었던 것이다.

그는 1970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14권의 시집과 시선집 <소금을 뿌리며>를 간단없이 냈다. 특히 두 번째 시집 <만남을 위하여>는 첫 시집 발간 이후 15년 만에 낸 것이었는데 서울과 부산에서 힘들게 살던 젊은 시절의 고독한 삶이 진하게 묻어 있는 시집이다. 생전에 그는 “15년 시간을 하나로 응축한 그 시집의 시들은 절망적일 때 나를 바로잡고 힘을 돋우기 위해 쓴 시”라며 “나는 그 시를 삶의 기둥으로 세우고는 주문같이 외우면서 살았다”고 했다. 그는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 시는 양이 아니라 질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유지했다”고도 했다.

고인은 1995~1997년 제4대 부산시인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중국 옌볜대학 문학인 초청 세미나, 1996년 문학의 해 기념 선상 문학의 밤, 남해 해변시인학교, 시와 미술전 등을 열었다. 그는 부산시인협회본상(2009) 창릉문학상(2010) 부산시문화상(2017) 한국현대시인상(2017) 김민부문학상(2018) 등을 수상했다. 2017년 두 개 상을 연거푸 받은 이후 그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보았다”라는 말을 자신의 블로그에 적었다.

그는 “시인이 되고 싶으냐?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지니고 살았다. 그는 회고했다. “1960년대 시골에서 자란 나에겐 스승이 따로 없었다. 사람이, 자연이, 삼라만상이 스승이었다. 독학으로 문단 말석에 이름을 얹었지만 그 무렵이 진실한 나를 키웠던 것 같다.” 최근 그의 시를 묶어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고인은 “내 시 전집을 내야 한다”는 말을 마지막까지 했다고 한다.

부산 중앙동 한 식당의 음식을 노래한 시 ‘멸치쌈밥집’은 많이 회자되는 그의 시다. 멸치쌈밥 뚝배기에 품 넓었던 시인에 대한 추억이 구수하게 깃들 것이다. 부인이 운영하는 ‘강나루’(이전엔 ‘한길’)는 묵객들이 많이 찾는 중앙동 목로주점 사랑방이다. 후배 최영철 시인은 “이상개 선생님은 개인적 형편이 어려우신데도 불구하고 지역 문학출판에 큰 공을 세우셨다”며 “무엇보다 중앙동을 부산문학의 어울림터 역할을 하게끔 한 그 중심에 오랫동안 계셨다”고 추억했다.

유족으로 목경희 여사와 이시원·빛남 두 딸, 사위 조선국 씨가 있다. 빈소 부산 중구 메리놀병원장례식장 2호실. 발인 18일 오전 9시, 장지 부산추모공원. 010-9924-3436.

최학림 기자(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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