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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일기 쓰는 게 참 쉽지 않구먼.

앉으면 다짜고짜 글자들이 튀어나와야 하건만, 이즘은 아예 컴 켜기도 듬성듬성이다. 

써야지, 써야지 하는 것들이 머릿속에서 뱅뱅 맴돌 때마다, 힐끔힐끔 노트북을 쳐다보면서도 손과 몸은 계속 딴짓거리를 하고 있다. 

일기를 쓰는 것도 그렇고 소설을 쓰는 것도 그렇고 책을 만드는 것도 그렇고, 나에게 제일 중요했던 일들을 뒤로 미룬 채 무얼 하고 있는 걸까?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하고 무말랭이 감말랭이 같은 것들을 만지작거리면서 글을 쓰지 않으니 참 머릿속이 편하다는 생각을.... 음.... 하고 있었다. 그래도 되는 나이라고... 음....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치 뭔가 잔뜩 해 놓은 것처럼. 

책상 아래 펼쳐둔 무채를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쓴다. 소설로부터 달아나려는 마음을 붙들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나는 아직 멀었어. 갈 길이 멀어. 조금 더 가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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