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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는
 



 오규원 (1941~2007)   



그리고 그곳에는 아직도 시집이 나오고
 




그리고 그곳에는 아직도 유행가가 불리워지고
 




그리고 그곳에는 아직도 엿장수가 있고
 




말도 마라 그리고 그곳에는 아직도 밤낮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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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아직도'라는 말은 당연히 사라지고 없어져야 할 것들이 건재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야유에 가깝지만 실은 천만다행이라는 안도의 의미를 품고 있다. 여기 열거한 시집과 유행가와 엿장수는 없어도 무방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밤은 없이 낮만 계속되는 세상과 다를 게 없다. 다른 세계를 꿈꾸어 볼 수도, 실타래처럼 얽힌 감정의 찌꺼기를 발산할 수도, 허름하고 값싼 위안을 구할 수도 없다. 시인이 태어난 삼랑진 장터를 거닐며 내가 느끼는 위안도 그런 것일 터.   -최영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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