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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시] 얼음 호수 | |||
부산일보 2008/01/18일자 025면 서비스시간: 10:27:04 | |||
한겨울 난전에 좌판 벌인 노점상에게는 일찍부터 휘몰아친 칼바람이 추임새였다 줄줄이 딸린 식솔들의 배고픈 손이 후끈한 보약이었다 처음에는 손발이 차고 턱이 얼어붙어 무엇을 사라고 외치는 소리 몇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았으나 소한 넘기고 대한 가까워오자 팔뚝을 걷어붙이고 다시 일어서는 몸에서 확확 더운 김이 터져나왔다 ---[본문 2:2]----------------------------------- -최영철, '얼음 호수' 중에서 (시집 '호루라기', 문학과지성사, 2006) 찬바람 속에서 울고 있는 너에게 이 시를 보낸다. 일용할 양식 기다리고 있을 식솔 떠올리면 슬픔도 사치스러운 것. 좌절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팔뚝을 걷어붙이고 일어서라. 눈보라 속에서도 뜨겁게 꽃망울 터트리는 동백이라는 꽃도 있다. 네 몸에서 터져 나온 더운 김이 결빙을 녹이고 봄을 불러들인다. 너의 땀이 희망의 싹을 틔운다. 배한봉/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