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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갔다 오니, 끼동이가 개동이를 물어서 피가 철철 났다. 며칠 전에 최 시인 손가락을 깨물어 역시 피 철철 흘리게 한 끼동이. 끼동이가 사나와진 건 사람 탓이다. 죽은 동료를 한 케이지에 두고 밟고 다니도록 내버려둔  사람의 무관심이 끝내 끼동이를 이렇게 만들었다. 우리집에 온 뒤로도 얼마나 경계심이 많은지 한참 동안 그 경계심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랬는데 이 녀석 너무 기가 산 것인지, 아직 경계심이 다 사라지지 않은 탓인지 기분 나쁘면 일단 이빨부터 드러낸다. 끼동아, 이제 그만해. 우리 집에선 다 괜찮으니 이제 그만해. 개동이가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건 같이 놀자고 그러는 거야. 너도 알잖아, 개동이가 얼마나 순하고 착한지. 그리고 개동아, 이젠 끼동이 귀찮게 하지 마. 자꾸 건드리면 성질 더 나빠질지도 몰라. 살살 데리고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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