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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최영철 시
                              임   웅 곡
                              김영훈 노래

 

나는 어느새 이슬처럼 차고 뜨거운 장르에 왔다
소주는 차고 뜨거운 것만 아니라
격정의 시간을 건너온 고요한 이력이 있다
지금 웅덩이 안으로 조금씩 흘러들어가
차고 뜨거운 것을 감싼다
어디 불 같은 바람만으로 되는 것이냐고
함부로 내지른 토악질로 여기까지 오려고
차가운 것을 버리고 뜨거운 것을 버렸다
물방울 하나 남아 속살 환히 비친다
소주는 차고 뜨거운 것만 아니라
불순의 시간을 견딘 폐허 같은 주름이 있다
오래 삭아 쉽게 불그레진 청춘이
남은 저를 다 마셔 달라고 기다린다.

 

 


 

soju.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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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 사랑에게
                             최영철 시
                             김향순 소리


사랑이여 그대들 잠시라도 마음 아프게
혼자서는 돌아설 수 없구나
그대들 부러 쭈빗거리며 저녁상을 차리고
숟갈 놓기 바쁘게 먼 길 떠나려 할때
부디 억센 손길로 막아다오
우리들 안타까운 그리움 때문만은 아니다
막차를 보내고 추위에 떨며
내밀히 서성거린다 그대들 아름다움에
이 밤 몸 섞지 못하고 쓴 담배 나눠 피우며
불 꺼진 들판과 다함없이 팔 벌린
어둠으로 버려진 채
바라보면 세상은 끝없이 들판 속 어둠에도
한 가닥 길은 있으나 사랑이여
우리 어찌 나아갈 수 있으랴
그대들 숱한 그리움 바람으로 흩어져
긴 밤 내 떠돌게 할 수 있으랴.

tolove.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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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 푸조나무 아래
                        
                          최영철 시
                          한보리 곡
                          김미옥 노래

 

잎 하나 피우는 내 등뒤로
한 번은 당신 샛별로 오고
한 번은 당신 소나기로 오고
그때마다 가시는 길 바라보느라
이렇게 많은 가지를 뻗었답니다

잎 하나 떨구는 발꿈치 아래
한 번은 당신 나그네로 오고
한 번은 당신 남의 님으로 오고
그때마다 아픔을 숨기느라
이렇게 많은 옹이를 남겼답니다

오늘 연초록 벌레로 오신 당신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이렇게 많은 잎을 피웠답니다

 

 

leaves.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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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_푸조나무 아래
                  

                   최영철 시 
                   박우진 곡 노래    


이 푸른 잎을
제 진심이라 생각치 마시고
이 늘어진 가지를
제 기쁨이라 생각치 마소서

그대 눈에 마냥 푸른빛 보이려고
그대 마음에
마냥 우거진 행복만을 비추려고

이렇게 흙빛으로
천 갈래 만 갈래 속이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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