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바닷가에 걸린 코로나시대 치유의 詩
부산작가회의·무크지 시움 70편, 미포정거장 인근 산책로서 전시
코로나19 시대 시인들이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 시상을 엿볼 수 있는 시화전이 해운대 바닷가에서 열린다.
해운대 미포 해변열차 근처 산책로에 전시된 ‘코로나 시대’ 시화작품들. |
부산작가회의와 무크지 시움은 오는 29일까지 해운대 해변열차 미포정거장 인근 산책로에서 ‘코로나시대의 절망, 사랑 그리고 시’라는 주제로 시화전을 연다. 이 시화전은 요산기념사업회와 신생인문학연구소가 후원한다.
행사에는 시화 작품 70여 편이 해변열차가 다니는 미포~ 청사포 간 산책로 울타리에 전시돼 이곳을 지나는 시민이면 누구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영철 시인은 시화전에 전시한 ‘코로나 코로나’라는 시를 통해 이 감염병을 ‘어떻게든 인간을 갈갈이 떨어뜨려 놓으려는 다른 별의 음흉한 술책’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와중에 얼굴 마주치지 마라 손잡지 마라했지만/어젯밤 꿈에 아버지가 오셔서 내 손을 잡고 당부하셨다/애야, 무슨 일 없니, 코로나 꼬임에 빠지지 말고/ 니 엄마 잘 보살피고 형제들 손 잘 잡고 살아라/떨어지면 안된다’.
권정일 시인은 ‘침묵에게 - 팬데믹’에서 ‘침묵, 넌 거리를 두지만 실은 우리를 각자 자신 안으로/모이도록 추천했지/그러면 너와 나에게 앞마당이 생기겠지/무당벌레는 무당벌레가 되고 방울토마토는 방울토마토가 되고/너와 내가 비로소 보이겠지’라고 침묵의 가치를 짚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최정란 시인은 “코로나19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질문하고, 독자와 함께 그 답을 찾기 위해 이번 시화전을 기획했다. 지친 모두의 심신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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